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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17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통역과 합격 | ||
수강강좌(교수님) | () | 평 가 | |
등록일 | 2016.12.30 | 조회수 | 4,877 |
허누리, 2017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통역과 합격
1. 먼저 간단한 합격 소감을 들려 주세요. 시험 당일(외대의 경우 1차 및 2차), 어떤 기분으로 무슨 준비들을 했나요? |
수기를 쓰고 있는 지금, 발표가 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지만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올해 열심히도 했지만 하나님이 전적으로 도우셔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1차 전날 평소에 알고는 있지만 잘 쓰지는 못하는 표현들이나 단어들을 따로 정리해 놓았었는데, 시험 전야에 그 노트들을 보며 머릿속을 정리하고, 그동안 썼던 모의고사 답안들, 양시래 선생님 첨삭, 그리고 스파들과 연습했던 토픽들을 훑어보며 자주 했던 실수들과 평소 약한 점을 다시 한번 체크했습니다.
1차 당일 같이 1차대비 스터디를 했던 파트너 3명과 함께 외대 앞 아띠제에서 모여 마지막 자습을 했습니다. 전날 특별히 더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주제별로 양시래 선생님 모범답안, 모의고사반 모범답안, 그리고 김경민 선생님 자료를 가져갔습니다. 양시래 선생님 자료는 특정 주제가 나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표현할지 마지막 점검을 하기 위해서 골랐고, 김경민 선생님 자료는 선생님 특유의 간결한 문체가 1차시험 전에 참고하기 좋을 것 같아서 골랐습니다. 두시간 쯤 자료들을 봤는데, 파트너들과 모여 있고 평소같은 친근한 분위기였어서 시험을 본다는 생각에 너무 사로잡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험장에서 예상보다 허무할 정도로 쉬운 주제가 나와 변별력이 있을지 염려되고 당황스러웠지만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쉬운 주제를 쉽게 쓰면 임팩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은 시험을 치던 당시에는 하지도 못했습니다. ‘요약 주제가 워낙 쉬웠으니 확장에서 당락이 결정될 것이다-‘ 라는 등의 무수한 추측이 난무했지만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에 1차시험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 물론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2차 전날 선생님들이 조언해주신 것처럼 일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험 전날 학원에서 양시래 선생님과 허훈 선생님의 구술시험 대비 모의고사를 봤는데, 선생님들이 자상하게 격려해 주신 말씀들이 정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시험 전날 통역 스터디도 두개 정도 했지만 의무감이라던지 압박 속에서 하지는 않았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2차 당일 구술시험 당일 오전 8시, 외대 앞 스타벅스에 세 명이서 모여서 커피도 사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9시까지 입실해야 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대기실에 입실해서 입을 풀고 분위기에 적응하자고 합의했습니다. 막상 들어가니 시간이 지날수록 추워지고 점점 더 응시자들이 모이면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그래도 준비해간 자료로 파트너들과 같이 입을 풀고 가급적이면 주변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전년에도 구술시험을 치렀어서 대충 분위기가 어떤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험번호 순서로 호명했던 전년과 달리 무작위로 불려진다는 것을 깨닫고 매우 당황스럽더군요. 같이 시험을 보러 간 3인 중에서 수험번호가 가장 뒤였던 분이 한영과에서 맨 처음으로 호명되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구술시험을 치르는 분들께는 자기 순서를 예상하지 말고 언제든 호명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시라고 조언드리고 싶네요. 저는 거의 12시가 다되어서 들어갔습니다. 순서대로 곽중철 교수님, 이주연 교수님, 그리고 원어민 교수님이 앉아 계셨는데, 들어가면서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해외파라서 그런지 제가 나온 대학과 살던 지역에 대해 좀 질문하셨는데, 왜 고등학교는 동부에서 나왔는데 대학을 멀리 갔느냐고 물으셔서 영어로 “대학에 가도 엄마가 남동생을 챙기라고 할까봐 최대한 먼 곳으로 대학을 갔다” 라고 대답했더니 세 분 다 웃으시더군요. 아이스브레이킹은 제대로 된 것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아이스브레이킹이 꽤 길어서 나중에 시험을 마치고 나오면서 ‘내가 해외 체류기간이 길어서 통역 외의 영어를 어찌 하는지 보려고 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곧이어 이주연 교수님이 영한 지문을 읽어주셨는데, 멸종위기의 호랑이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호랑이들이 전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그 이유들로 5가지가 나왔습니다. 텍스트의 난이도는 어렵지 않아서 고급 어휘를 사용해서 한국어를 구사할 여유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학원에서 평소에 통역할 때에는 내용 이해, 기억, 어휘 선택에 정신이 없어서 통역할 때 앞의 허공만 바라보고 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곽교수님과 이교수님을 번갈아 가며 아이컨택을 할 수 있었고, 청자가 지성인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더 단어선택도, 설명도 잘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다 끝나니 곽교수님이 “잘했어. 네가 이 부분은 이렇게 말해버리긴 했는데, 그래도 잘했어.”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5개 이유 중에서 4번 이유에 대한 부연이 있었는데 제가 넘버링을 잘못 한 것이었습니다. 저도 기억나는 부분이라 그 자리에서 수긍했습니다.
한영통역은 토익점수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토익 점수가 이제는 특별한 스펙도 아니고, 지원자들의 영어실력에 대한 변별력도 없지만 그럼에도 왜 한국의 기업들은 토익점수를 요구하는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학원에서 올해는 지난 3년과는 달리 교수님이 한국어 지문을 읽어 주실 지도 모른다고 대비하라고 했는데, 정말로 곽중철 교수님이 직접 읽어주셨습니다. 글쓴이의 의도와 결론을 잘 기억하고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구사한 것 같습니다. 발음이 꼬이거나 백트래킹, 더듬기도 다행히 없었습니다. 평소에 저는 문장 중간에 pause가 좀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었는데, pause는 있었지만 한 문장을 말할 때에는 속도와 흐름이 적당했기에 pause라는 단점이 심각하게 부각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2.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어학연수 또는 영어권 국가 거주 경험이 있나요? 입시 준비를 시작할 당시의 자신의 영어 실력이나 그 때의 느낌은 어땠나요? (e.g. 나만의 강점과 약점, 입시 준비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것 등) |
저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미국에 가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왔기에 소위 ‘해외파’로 분류되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총 8년 반, 그리고 초등학교 때 1년, 도합 9년 반 정도를 미국에 있었습니다. 학부 전공은 영문학이었고, 4년 동안 많은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SAT를 공부하던 때보다 더 독해력, 작가의 뉘앙스나 문체를 이해하는 능력이 길러진 것 같습니다. 원래 영문학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계획이 있었으나, 문학적 소양과 열정의 한계를 느끼고 진로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서 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통대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언어보다는 문학을 좋아했고, 영문학을 선택한 이유도 언어가 좋다기 보다는 문학이 좋아서였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자라면서 많은 책을 읽었지만 대부분 문학서적이었고, 과학이나 경제 등 다른 분야의 책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통대 입시공부를 시작하던 당시 인문학 외 분야에는 상식이 매우 빈약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클리셰를 싫어하고 독창성을 추구하는 문학이라는 학문 특성상, 특이하고 참신한 문체나 표현 위주로 매료되곤 했습니다. 대학생 때 과제로 페이퍼를 쓸 때는 보통 비평을 하거나 분석하는 글이었기 때문에 스타일이 정해져 있었고, 기계적으로 비슷비슷한 문체만 반복해서 쓰곤 했습니다. 통대입시를 준비하며 제 글쓰기에 얼마나 허점이 많은지를 발견한 2년이었습니다. 관사나 수 개념도 약했고, 표현도 학교과제용 외에는 많이 몰랐습니다. 대학 4년 동안 읽은 것이라곤 영문학 전공서적, 소설, 시, 성경 정도가 전부였고 시사적인 용어들도, 상황이나 의도에 따라 관사와 수가 왜 달라지는 지도 고민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공부를 하면서 가장 충격받았던 것이, 적지 않은 시간을 미국에 있었지만 관사나 수가 왜 경우에 따라 다른지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던 당시 총체적 난국이었다고밖에는 달리 말하기 어렵네요. 한국어는 한국어대로, 영어는 영어대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던 초기에 이창용 선생님이 제게 주신 피드백에 의하면, 저의 해외파로서의 장점은 글을 쓸 때 영어다운 스타일을 갖춘 것, 말을 할 때 발음이나 사운드가 좋은 것 정도였습니다. 단점은 시사상식, 관련 용어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것, 사소한 문법 실수, 적확하지 않은 용어/표현 선택 등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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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특별히 이창용어학원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
2015년 3월 S학원에서 레벨2 수업을 들었습니다. 30초 정도로 끊어서 통역을 시키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고, 이해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매끄럽게 전달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이창용 어학원의 존재를 몰랐는데, 블로그 후기를 우연히 보고 다른 학원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4월에는 주말통역실전반을 등록해 보았습니다. 딱딱하고 시사성이 강한 주제들, 특히 문어체 지문을 매우 빠른 속도로 읽어주는 파일을 처음에 듣고 경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창용 선생님은 통역 지문에서 문법 설명을 하시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그저 이 학원 특유의 스타일인가보다 생각했는데 두 번째 수업에서부터는 이 수업을 반드시 들어야 내게 모호한 부분들이 선명해지겠다는 강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또, 지극히 한국적인 문장을 어떻게 영어답게 표현하는지 안내하는 이창용 선생님의 강의철학이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이 학원으로 완전히 옮기기로 한 결정이 제가 가장 잘 한 결정이었습니다. |
4. 수업시간, 1:1 또는 그룹 스터디, 자습을 통해 쌓은 나만의 입시 공부 노하우가 있다면? (e.g. Writing, Speaking, Note-taking 등 영역별 공부방법) 1차 및 2차 대비에 있어 어떤 공부 방법들이 가장 효과적이었나요? 또 이창용어학원 수강을 통해 쌓은 공부 및 입시 준비 노하우가 특별히 있나요? |
수업시간: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문법 설명을 놓치지 않고 집중했습니다. 설명을 반복적으로 하시는 데에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단, 반드시 혼자서 지문을 보면서 고찰하는 시간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자신이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이나 고민했던 부분을 선생님이 짚어주실 때 비로소 온전한 배움이 생긴다고 느꼈습니다.
스터디: 저는 스터디를 3월에 2팀으로 시작해서 10월에는 5팀까지 늘렸습니다. 통역은 1:1로 4팀을 했고, writing은 4인 스터디를 구성해서 7월부터 주 1회 영-영, 한-영 요약을 썼습니다. 통역은 효율성 측면에서 1:1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스터디 파트너는 반드시 자신과 실력이 비슷한 사람을 구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Writing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상대방의 글을 보고 문제점을 짚어내지 못하면, 혹은 모르고 잘못된 크리틱을 하면 스터디의 순기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 파트너들은 모두 제게 없는 장점이 있었고, 예리한 지적을 해주는 분들이었습니다. 파트너에게 크리틱을 해줄 때에는, 빠진 내용이나 비문을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청자의 입장에서 어떤 느낌인지를 알려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역을 하는 입장에서는 내용이 빠지지 않았고 문법 실수를 안 한 것 같으면 스스로 만족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통역은 듣는 사람이 편해야 하기 때문에 언어 외적인 부분도 신경써야 한다고 봅니다.
공부방법: Writing은 필사하고 외우는 공부법이 분명 유익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텍스트를 대할 때에도, 필자가 왜 그 표현을 쓰는지, 그 용법을 쓰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하려 하는지, 선생님은 특정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셨는지를 비교 분석해보고, 자기 고유의 스타일, 고질적 문제점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첨삭결과물을 받으면, 자신이 반복적으로 지적받는 부분이 뭔지를 분석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스터디파트너들과 평소에 사소한 대화를 할 때에도 특정 부분에서 배운 표현이 생각나면 즉시 영어로 말해보곤 했습니다. Nerd같은 느낌은 있지만 적어도 생각날 때마다 활용하는 버릇이 생기면 허무하게 잊어버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한영통역 연습을 하실 때에는 어느 정도 구술력을 끌어올렸다 판단되는 시점에서 스터디할 때 녹음을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녹음파일을 처음에 들었을 때는 죽고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크리틱 열 번 듣는 것보다 녹음파일 한 번 듣고 받는 충격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지적받는 점을 빨리 고치고 싶으면 녹음이 답입니다.
영한통역의 경우, 은근히 실력이 향상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일단 한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지 않았고, 평소에도 쉬운 말을 두고 굳이 한문용어를 쓰는 것을 싫어해서 쉽게쉽게 말하려는 편이었습니다. 통역 공부에서는 이것이 제 발전을 막더군요. 고급 어휘를 구사하는 시사교양프로그램이나 뉴스를 시청하며, 알지만 즉각적으로 떠올리지 못하는 어휘들은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특이한 방법일지는 모르나 영-한 번역본을 달아보는 것이 제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직접 번역본을 달면 내용도 정리하고 어휘도 고르는 시간이 생기는데, 그때 머릿속으로 ‘이런 부분은 이런 구조의 한국어로 이 용어를 쓰면 되겠구나’ 라는 개념이 잡혔습니다. 통역 공부를 시작하고 1년이 넘어가도록 영한 퍼포먼스가 제자리걸음이라서 고민이 많았는데, 별 생각없이 이 작업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비약적으로 영한통역 실력이 향상되었고, 다음에 다른 주제의 영어 지문을 접해도 한국어가 어설프거나 이상한 어순으로 나온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또한 어휘를 고르는 데에도 좀 더 순발력이 생겼습니다. |
5. 이창용어학원에서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수업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가 있다면? |
가장 도움이 많이 된 수업이라면 이창용선생님의 통역실전반, 양시래선생님의 Writing 실전반, 그리고 김경민 선생님의 외대 2차 모의고사반입니다. 이창용 선생님은 내용 커버, 어휘 선택, 전달력 등 어느 부분에서 잘했고 부족했는지를 정확히 지적해주시는 크리틱을 해 주시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양시래 선생님의 실전반에서는 항상 난이도가 높은 주제를 대하며 어떤 주제를 대해도 놀라지 않을 것만 같은 담력이 생겼고, 양선생님의 촘촘한 필터로 인해 첨삭 결과는 늘 사인펜 줄이 가득했습니다. 저는 문법 실수는 자체적으로 묵상하며 스스로 깨닫고 고치는 스타일이었는데, “어색” 이라고 표시된 부분을 볼 때면 왜 어색한지 몰라 울적해지더군요. “어색”하다고 표시된 부분은 반드시 양시래 선생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선생님이 바쁘신데 어이없는 질문으로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아서 정말 해도 해결이 안되는 부분만 여쭤 보았고, 미리 제가 생각해놓은 대안 문장들을 몇 개 써서 보여드리고 판단을 부탁드린 적도 있었습니다. 양시래 선생님의 실전반은 Q&A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내가 놓치는 부분도 남이 질문했을 때에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해주셨기 때문에 매우 유익했습니다.
김경민 선생님은 정말 예리한 크리틱을 해주시는데,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청자의 입장에서” 통역이 어떻게 들리는지 알려주신 것입니다. 내용만 다 커버하고 내가 원하는 영어로 말했다고 스스로 만족하곤 하던 저에게 큰 울림이 있던 수업입니다. 특히 통역할 때 기복이 있는 편이었는데, 김경민 선생님이 “잘했을 때는 잘했을 때의 느낌을 기억하라” 고 충고하신 부분이 유익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잘한 통역을 분석해볼 생각을 못했거든요. 선생님의 말씀 후 제가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듣고 프로세싱했을 때 부드럽게 통역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허훈 선생님의 한영통역 심화 수업은 기억력이 컴플렉스이던 제가 블랙아웃의 두려움을 많이 극복하게 된 수업입니다. 실제로 선생님 수업에서 텍스트를 다룰 때는 팩트나열의 시험분량보다 긴 텍스트를 자주 발표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결과적으로 메모리스팬,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허를 찌르는 허훈 선생님 특유의 자료 선별 스타일 덕분에 생경한 주제에 대한 두려움이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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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입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하루를 어떻게 보냈나요? (하루 총 공부 시간, 주로 공부했던 장소, 수업, 자습, 스터디 등에 매일 몇 시간을 투자했으며, 어느 것에 비중을 더 두었는지 – 만약 기간별로 다르다면 기간별로 설명을 덧붙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공부시간은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는 편이었습니다. 하루에 공부 시간을 정해놓는다기보다는 할 분량을 정해놓고 자습하는 편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이 파일의 자료는 다 보고 집에 가겠다’ 와 같은 마음가짐이죠. 주로 공부는 학원의 빈 강의실을 활용했습니다. 저는 스터디룸을 맡으러 일찍 오는 사람 중 하나였고, 아침에 오면 스터디룸을 맡고 학원에서 공부해도 되었지만 왠지 학원에 ‘처박혀’ 있다는 스트레스를 받게 될 까봐 일부러 아침엔 스터디룸만 맡고 근처 카페에 가서 공부하는 편이었습니다. 심리적으로 “공부중=스트레스” 로 느끼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자 가급적 공부한다는 느낌보단 “본다”, “확인한다” 는 기분으로 자료를 대했습니다. 오히려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더 뻣뻣해지고 긴장만 되길래 최대한 마음을 가볍게 먹기로 했습니다.
자습시간에는 주로 필사를 하거나, 필사가 너무 지겨우면 영어 신문 기사를 읽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영양가 없는 남들 소식을 보며 시간 낭비를 하는 느낌이라 주요 언론사를 다 팔로우 하고 뉴스피드에 뜨는 신문 기사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CNN, 중앙일보, 시사인, 조선일보, SBS를 팔로우했더니 심심해서 SNS에 들어가도 결국은 신문을 읽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쌓인 독해량과 시사상식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모범답안도 물론 필사했지만, 스스로 특히 약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예를 들면 환경이나 경제—의 신문기사 중 참고할 만한 표현이 많은 기사를 골라 거의 외우다시피 할 정도로 읽고 필사했습니다. 저는 들을 수록 잘 외우는 편이라 오글거리지만 제가 직접 신문기사를 읽은 것을 녹음해서 틈날 때마다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범답안도 좋지만 실제 영어권 원어민들의 문체를 익히고 내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신문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선생님과 스파들에게 크리틱 받은 내용은 따로 메모해놓고 하나씩 개선하려 애썼습니다. 메모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굳이 반복적으로 다짐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이 나더라고요. 고질적인 버릇을 고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장소도, 시간도, 정해진 정답은 없고 이 공부의 특성상 시간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반드시 결과가 보답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효율성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통역 스터디 방법, 자습방법을 터득하는 순간부터 실력이 느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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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지막으로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창용어학원에서의 2년은 힘들었지만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이모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시던 실장님, 진심으로 학생 개인의 성향과 특성을 이해하고 크리틱을 해 주신 이창용 원장선생님 감사합니다. 한번 대차게 발표를 말아먹고 침울해하던 제게 잘 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신 것 기억나시는지 ^_ㅠ… 그때 아이처럼 칭찬만 받고 싶어하던 제 내면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학생의 고민을 마치 자신의 고민인 것처럼 대해 주신 양시래 선생님께도 정말 감사드려요. Writing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양시래 선생님께 용기내어 상담한 것이 결국 선생님의 가르침을 흡수하되 제 고유의 스타일에도 소신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나를 여쭤 보면 열 개를 가르쳐주고자 하시는 선생님의 진심이 느껴졌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통역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신 허훈 선생님! 덕분에 통역을 부담과 어려움으로만 대하던 제가 좀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험 전날 해주신 격려의 말씀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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