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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10학년도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 | ||
수강강좌(교수님) | () | 평 가 | |
등록일 | 2015.12.21 | 조회수 | 2,045 |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김현아, 2010학년도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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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를 쓰려고 하니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저 스스로도 과연 지금 이 실력으로 입학해서 2년을 잘 해 나갈 수 있을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추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일단 저는 학부 전공은 영어교육이고 해외 체류 경험은 학부 시절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에 1년 다녀온 것이 전부입니다. 그나마도 그 1년 동안 영어는 별로 사용하지 않고 거의 한국어만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해외 체류 경험은 거의 전무에 가깝습니다. 졸업 후에는 영어와 관계없는 직장에서 2년 일했습니다. 그래서 직장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할 때에는 거의 영어는 들리지도 않고 말도 하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시험은 작년부터 두 번 봤습니다.
1. 1차 준비
저는 작년 시험을 1차에서 탈락했었습니다. 준비 기간이 6개월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탓이겠지만, 1차에서 떨어지고 보니 기분이 참 허무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1차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계속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공부를 조금씩이나마 하는 것이 마음에 짐을 더는 방법이라 생각해서 8월부터 이창용 선생님의 모의고사 반을 수강하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1차에 따로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는 않고, 1주일에 한번 정도 모의고사를 풀어보고, 속도에 맞춰 문제를 푸는 습관을 들이는 데에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창용 선생님께서 좋은 지문을 많이 뽑아서 시험 문제를 출제하시기 때문에 2차 준비하기 위한 자료로도 굉장히 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2주 정도는 GRE 단어들을 공부했습니다. 1차에서는 어려운 단어도 필요하다고 해서 단어장을 만들어서 매일 조금씩 나누어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2. 2차 준비
저는 첫 해에는 양시래 선생님과 이창용 선생님 수업을 수강했고, 두 번째 해에는 은천성 선생님의 실전통역반을 수강하면서 2차를 준비했습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들을 꼼꼼히 복습하고 거기에 나오는 표현들을 열심히 외우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학원 수업자료만 해도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이것만 복습하는 데에도 시간이 한참 걸렸습니다. 학원에서 받은 자료를 우선적으로 학습하고 나머지 시간을 이용해서 혼자 공부를 했습니다. 혼자 공부할 때에 reading 자료로는 주로 뉴욕타임즈를 이용했습니다. 아침마다 일어나면 인터넷으로 뉴욕타임즈를 읽으면서 새로운 뉴스들도 보고 쓸만한 표현이 있으면 연습장에 적었다가, 신문을 모두 다 읽고 나면 그 표현들을 외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남을 때에는 The Economist를 읽었습니다. 뉴욕타임즈보다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가끔 무슨 소린지 하나도 이해가 안 돼서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너무 어렵다 싶은 내용은 시간을 퍼붓기 보다는 그냥 가볍게 대의만 이해하고 넘어가는 정도로 공부를 했습니다. listening은 거의 뉴욕타임즈를 이용했고, 가끔은 이코노미스트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억양이라서 알아듣기 어려운 것도 많았고, 내용이 복잡했기 때문에 오히려 사기가 저하되기도 해서 거의 뉴욕타임즈를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이창용 선생님의 모의고사 listening 파일을 가지고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NBC, CBS 등등의 뉴스 mp3 파일을 다운받아 들을 수 있는 파일들은 다 들으면서 공부했습니다. 수업시간에 하는 것처럼 중간중간 끊어가며 통역해보고 다시 들어보고 들리지 않는 부분은 들릴 때까지 반복적으로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듣기 자료는 주제를 가리지 않고 생소한 주제의 자료도 구할 수 있는 대로 다 들어본 봤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통역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듣기 실력이라고 하셔서 듣기 부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걸어다닐 때도 항상 영어를 들으면서 다니고 사람들이 별로 없거나 무지 시끄러운 곳을 걸을 때는 중얼중얼 따라하기도 하면서 계속 듣기를 했습니다.
1차 시험이 끝날 때까지는 speaking, writing을 따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 스터디
스터디는 9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스터디를 하지 않고 끝까지 혼자 공부할 생각이었는데, 더운 날씨에 혼자 계속 공부하다 보니 게을러지기도 하고, 혼자는 뭔가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터디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정말 운 좋게도 성실하고 실력도 좋으신 스터디 파트너 분을 만나서 공부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 생각에 스터디는 맘이 맞고 서로 기대치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하면 도움이 크게 될 것 같고, 잘 안 맞는 사람과 억지로 하려고 하면 서로 스트레스만 받을 것 같습니다. 잘 안 맞는 사람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혼자 공부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 1차 시험 전까지의 스터디는 한-한, 영-영, listening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한-한은 한국어 신문을 두 단락 정도 읽어주면 그대로 따라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가끔씩 엄청 길게 읽어주고 요약을 하기도 했는데, 대부분 읽어주는 대로 따라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국내파에게는 한국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어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었지만, 한국어만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스터디를 할 때에 매우 열심히 듣고 따라하며 표현도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영-영도 마찬가지로 요약이 아니라 짧은 지문을 가져와서 읽어주고 그대로 따라하도록 했습니다. 지문은 거의 Annie"s Mailbox (Dear Annie), Dear Abby, VOA에서 골랐으며, 길이는 거의 1분에서 1분 30초 정도로 맞췄습니다. 처음에는 그대로 따라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기억력도 조금씩 좋아지고 영어 표현들에 더 익숙해져서인지 처음보다는 훨씬 실력이 향상되었습니다. 그리고 듣기 파일을 들으면서 수업시간에 하듯이 끊어서 통역해보고 다시 들어보고, 틀린 부분을 지적해주고, 그 다음 시간까지 중요 표현들을 암기해와서 묻고 답하는 식으로 스터디를 했습니다. 1차가 끝나고 난 뒤에는 스터디 방식도 약간 바꿨습니다. 먼저 분야별로 단어를 분류해서 (경제, 정치, 군사, 법 등으로) brainstorming을 했고, 하루에 한-영 통역도 두 개 지문 씩 하고 가끔 번역도 했습니다. 그 외에 한-한, 영-영, listening은 예전에 하던 대로 계속해서 진행했습니다.
3. 시험
1) 1차 시험
1차 시험은 한국어도 그렇고, 영어도 그렇고 지문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해가 잘 안 되는 지문도 있었습니다만) 그런데 오히려 지문이 어렵지 않아서 그런지, 문제 자체가 좀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정확히 "아, 이게 답이구나" 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문제보다 "아, 이거 두 개 중에 하나가 답인데" 싶은 문제가 더 많았던 것 같아서, 1차를 치르고 나오면서 굉장히 침울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출 문제에 비해서, 빈칸에 들어갈 단어 또는 사람의 태도나 성격이나 어조에 대한 단어 등 단어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제법 많았습니다. 여기서는 GRE 단어를 외웠던 게 조금 도움이 됐습니다. 몇 개는 공부했던 부분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공부는 했으나 뜻이 기억이 안 나는 단어도 있었습니다만)
2) 2차 시험
- Essay : 한글 에세이는 최근의 김모 할머니의 생명연장장치 제거 이슈를 가지고 "인간답게 살 권리"와 "인간답게 죽을 권리"에 대해서 논하는 문제였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뻔하면서도 많이 생각해본 문제인데, 또 어떻게 보면 좀 막연한 부분이라서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소생 가능성이 없는 불치병 환자의 경우에는 본인 동의하에 존엄사를 인정해야 하며 이것이 오용되지 않도록 엄격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지로 글을 썼습니다. 영어 에세이는 인터넷 상의 지적 재산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전날 비슷한 내용의 통역 지문을 공부했던 덕에, 단어를 어떤 걸 사용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쉽게 썼던 것 같습니다. 에세이 쓸 때에는 최대한 쉬운 단어만 쓰고 조금이라도 애매한 표현이 있을 때는 무조건 쉽게 풀어서 자신 있는 단어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 번역: 영-한 번역은 경기 상황과 기업경영태도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경제는 순환이기 때문에 지금 경기 침체가 끝나더라도 다시 경기 침체가 찾아올 것이니, 그때를 위해서 호황기에 미리 대비를 해 둬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용 자체가 난해하지는 않았습니다. 최대한 우리말답게 쓰기 위해서 머릿속으로 몇 번씩 문장을 만들어보고 번역을 했습니다. 한-영 번역은 한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서 이제 G20 정상회담을 유치하는 수준에 이른 만큼, 그에 걸맞은 시민의식을 가져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말만 하지말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요지의 지문이었습니다. 지문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비교적 평이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에세이와 마찬가지로 가장 쉬운 단어를 사용해가며 어려운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통역: 면접을 보러 들어갔더니 외국인 교수님 한 분과 한국인 교수님 두 분이 계셨습니다. 제가 들어가자마자 "김연아가 아니고 김현아군요"라고 농담을 해주셔서 웃으면서 면접을 시작했습니다. 첫 영어 질문은 다행히도 시사상식 같은 것은 아니었고, "대학 졸업 이후에 아무 경력도 적지 않았는데, 그동안 뭘 하였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2년 간 회사를 다녔다고 했더니 어떤 회사였으며 무슨 업무를 했느냐고 질문하셨습니다. 그에 대해서 간단히 영어로 설명하자 그럼 회사는 왜 그만두었는지 뭐 대강 그런 내용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를 나누고 본격적으로 통역 시험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영어가 더 좋아서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를 하기로 했다고 했더니 "입학하면 절반은 한국어 공부다"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작년처럼 직접 읽고 통역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외국인 교수님께서 직접 영어 지문을 읽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조금 당황해서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필 그 때 라디에이터가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엄청 크게 딱딱 소리를 내기도 했고, 방 자체에 사운드가 좀 울리는 방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너무 긴장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면접 끝나고 나와서도 사실 제가 한 게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지문은 대학들이 어학 공부를 경시해서 관련 단과대학 문을 닫기도 하고 학생 정원을 줄임으로써 비난을 받고 있고, 정부는 연구비 지원을 줄이고 이공계에만 지원을 함으로써 이와 같은 상황을 부추겼기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도 많았는데 어차피 기억도 나지 않고 해서 대의만 두 문장 확실히 말하고 기억나는 몇 가지 덧붙여 말하고 짧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제 기억으론 총 세 문장 말했던 것 같습니다. 대충만 기억이 나고 확실치 않은 부분은 아예 미련 없이 버렸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짧게 한 편이 더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영은 제가 직접 한국어 지문을 읽고 영어로 통역하는 것이었는데 두 장 중에 한 장을 뒤집어서 읽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제가 뒤집은 내용이 "김연아의 영어실력"이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아마 이 글 때문에 제가 들어갔을 때에 김연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은 "김연아 선수가 영어로 인터뷰하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김연아의 영어가 완벽하다고 칭찬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영어를 받아 적어 분석해 보면 문법적 오류도 있고 완벽한 영어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아 선수의 영어가 완벽하다고 느끼는 것은, 김연아 선수가 자기 분야에서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의 학생들도 영어만을 위해서 조기교육을 떠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질을 계발해야 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내용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은 내용이었고, 대충 흐름이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내용이 날아가거나 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별로 만족스럽지 않은 통역을 했습니다. 같은 단어를 계속 반복하고 좀 어색한 단어도 사용했는데 일단은 당당한 표정으로 끝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많이 줄여버리고 확실히 할 수 있는 부분만 통역을 했습니다. 많이 미흡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애매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은 것이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4. 후기
공부를 1년 넘게 하다 보니 물론 지겨울 때도 있고, 전혀 공부하기 싫은 날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날도 억지로 책을 붙들고 앉아있었는데, 머리에는 들어오지 않고, 그렇다고 푹 쉬자니 마음이 찝찝하고 그래서 스트레스만 받았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어차피 하루 이틀 하다가 끝낼 공부도 아니니 스트레스 받아봐야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부가 정말 하기 싫은 날은 진짜 쉬운 영어 소설도 읽고 팝송도 듣고 영화도 보고 그러면서 즐겁게 공부를 하려고 애썼습니다. 이도 저도 다 싫을 때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 시트콤인 프렌즈를 하루종일 틀어두고 그냥 멍하니 보고 듣고 있기도 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습관이 들어서 그런지 "오늘은 공부는 잊자!"라고 생각하고 시트콤을 보고 있어도 가끔씩 "앗 저 표현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엔 받아 적어 두거나 또는 그냥 입으로 두세 번 중얼중얼 따라 해보고 암기해 두면 생각보다 오랫동안 기억이 되고 써먹을 만 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가 지겨워지지 않도록 즐겁게 공부하는 것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마련해 두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공부하다 보면 내가 어느 부분이 모자라고 어느 부분이 강한지 대충 감이 오는데, 입시 전형과 크게 관계없이 내가 모자란 부분에 많이 투자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특히 외대는 자꾸 전형이 바뀌고 있으니까 한해 기준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공부하기보다는 차근차근히 실력을 쌓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별것 없는 합격수기임에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 내년에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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